78 Kidney meridians 신방광
11 대풍 폐궐 심독/ 격간담 비위삼신 /기대관 소방중백/ 상차중하 34
* 상지삼위속임/경복태태대용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
'내경(內經)'에 방광(膀胱)은 주도지관(主都之官)으로서 진액(津液)을 저장하고 기화(氣化)기능을 통해 소변을 체외로 배출한다고 하였다. 본경(本經)은 물론 방광에 근간을 두고 있으나 흐름이나 치유효과를 보면 오장육부의 진단과 치료에 긴요한 경락이다.
족(足)+태양(太陽)+방광(膀胱)+경(經). 겨울(膀胱)의 차가운 물(太陽)이 흘러가는 다리(足)의 큰 길(經). 그렇다면 방광은 왜 겨울이며 태양은 왜 차가운 물인가. 한의학에서 방광-水-겨울이 하나의 계통이라면 태양-한수(寒水)가 하나의 계통을 이룬다. 그러니 경맥의 이름대로 ‘겨울의 차가운 물’일 수 있다. 이런 정황들 속에서 족태양방광경은 가장 쿨(cool)한, 가장 차가운 경맥이다. 이 차가운 경맥은 공포심이 들 때 요동친다. 공포영화를 볼 때 ‘등골이 오싹하다.’라고 말하는 것도 방광경 때문이다. 눈 안쪽(정명혈)에서 시작하여 머리를 넘어 등을 타고 내려가 새끼발가락 끝(지음혈)에서 마무리되는 방광경이 자극되어 차가운 물의 기운이 등골(척수)을 서늘하게 만드는 것. 방광경이 지나가는 오금이 저릿저릿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차가운 물의 기운이 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것으로, 무릎 뒤쪽 접히는 부분인 오금의 한 가운데로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이 흘러간다.
족태양방광경은 몸의 뒷면을 지배한다. 12경맥 중 가장 많은 혈을 갖고 있으며, 그 영역 또한 가장 넓다. 눈 안쪽에서 시작해 이마를 타고 뒤통수를 넘어, 등줄기를 따라 발끝까지 내려간다. 등을 타고 내려가는 라인에 배유혈(背兪穴)이 폐유,궐음유, 심유, 격유, 독유, 간유.....유혈(兪穴)이 줄줄이 이어져있다. 척추를 따라 등에 위치한 12개의 혈자리다. 등뼈를 따라 내려가며 누르거나 두드려 보면서 아픈 장부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배유혈은 오장육부의 이상 상태를 압통(壓痛)이나 색채(色彩) 또는 기복(起伏) 등으로 진단, 치료하는 데 많이 이용된다.
유혈은 외사(外邪)가 들어오는 대문(門戶)과도 같다. 병이 장부로 들어간다는 것은 이미 병세가 상당히 오래됐음을 말한다. 양병은 체표에 머무르며 급하게 앓고 낫는 것과 달리, 음병은 장부로 들어가 은근하게 지속된다. 바로 만성병이다. 그런데 병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음병이나 만성병은 등에 있는 유혈로 진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양(陽)에 속하고 오행속성(五行屬性)상 수경(水經)인 방광경(膀胱經)에는 인체의 좌우로 각각 67개씩의 경혈이 분포되어 있으며 눈 안쪽 끝 정명(睛明)에서 시작하여 새끼발가락의 지음(至陰)에서 끝난다.
본경(本經)은 방광(膀胱)에 속(屬)하고 신(腎)에 락(絡)하며, 발주시간(發注時間)은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 즉 신시(申時) 이다.
주요혈 | 오수혈(五腧穴) | ||
원혈(原穴) | 경골(京骨) | 정금혈(井金穴) | 지음(至陰) |
락혈(絡穴) | 비양(飛揚) | 형수혈(滎水穴) | 족통곡(足通谷) |
극혈(郄穴) | 금문(金門) | 수목혈(輸木穴) | 속골(束骨) |
모혈(募穴) | 중극(中極) | 경화혈(經火穴) | 곤륜(崑崙) |
배유혈(背兪穴) | 방광유(膀胱兪) | 합토혈(合土穴) | 위중(委中) |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 오수혈]
-. 지음 (至陰) : 자궁과 통하다
지음은 새끼발가락 끝에 있다. 이곳은 족태양방광경의 기맥이 흐르는 맨 끝 부위이다. 머리에서 시작한 방광경맥은 새끼발가락에 이르러 족소음신경에 연결된다. 이 말은 양기가 다하고 음기가 시작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음(陰)에 이르렀다(至) 하여 지음이다. 여기서 음은 물론 족소음신경이다. 족태양방광경의 수와 족소음신경의 수가 합쳐져 있는 곳이 지음이다. 또한 지음은 발끝에 있어 땅의 기운을 받는다. 곧 토기와 통한다는 말이다. 결국 지음은 수와 토기를 갖추었음으로 자궁과 통한다. 통즉불통(通卽不通). 통하면 아프지 않다고 했다. 자궁과 같은 기운으로 통하는 지음은 그래서인지 자궁질환에 명혈로 불린다.
지음은 오래 전부터 안산(安産)의 뜸자리로 사랑받아 왔다. 분만할 때 아기를 밀어내는 힘이 약해져 분만이 지연될 때, 일명 무통분만에 좋다. 또한 포의(胞衣,태아를 싸고 있는 막과 태반)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을 때 곤륜과 삼음교와 함께 뜸을 뜨면 좋다. 이밖에 뱃속에 있는 태아의 위치를 바로잡아 주는데도 효과가 좋다. 임산부는 지음에 침을 놓아서는 안 된다. 정과 혈이 뭉쳐져 있는 것이 태아라고 할 수 있는데 지음에 침을 놓으면 태아를 흩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드시 침 대신 뜸을 뜨고 임신초기에는 삼가는 것이 좋다.
-. 통곡(通谷) : 두통잡는 몸속 화를 식히는 물의 계곡
두통을 잡기 위해선 먼저 화(火)를 잡아야 한다. 火를 잡는 방법 가운데 가장 확실한 건 火를 극하는 水를 이용하는 것. 통곡(通谷)이 두통을 잡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엄청난 水의 기운을 가진 혈자리라는 점에 있다. 통곡은 족태양방광경의 형혈(滎穴)이면서 오행상 水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지난 번 위중(委中)에서 살펴봤듯이 족태양방광경은 태양한수(太陽寒水)와 水의 기운인 방광이 만나는 경맥이다. 몸에서 가장 차가운 경맥인 것. 여기에 통곡의 오행, 水가 더해지면 水(태양한수)-水(방광의 오행)-水(통곡의 오행)의 형국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우리 몸에서 가장 강력한 水의 기운을 가진 혈자리로 천부혈(天符穴)의 하나이다.
양사인 풍(風)은 양경맥(陽經脈)으로 들어온다. 여섯 개의 양경들은 모두 두부(頭部), 즉 얼굴과 머리 쪽으로 모인다. 결국 양경맥을 타고 들어온 풍사가 얼굴과 머리로 올라가서 열을 발생시키고 두통을 유발하는 것이다. “삼양경병에는 두통이 있으나 삼음경병에는 두통이 없다. 통곡을 보하면 몸에 찬 물 기운을 줘서 열(熱)로 인해 생기는 두통, 충혈 등을 치료한다. 반대로 사하면 몸에서 찬 물 기운을 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몸이 따듯해진다. 특히 족태양방광경이 지나는 허리를 따듯하게 만들어서 통증을 완화시킨다. 통곡이 두통을 잡는 것은 바로 이러한 원리에 의한 것. 그렇다면 통곡은 모든 두통에 다 좋은 것인가. 일단은 열에 의해서 생긴 두통에는 통곡이 특효다. 하지만 두통의 세계 또한 혈(穴)의 세계처럼 다종다양하다.
그밖에도 통곡은 머리에 열이 떠서 코피가 터지는 것, 목구멍이 열로 인해서 허는 것, 뒷덜미가 뻣뻣하게 굳고 아픈 것 등을 치료한다. 재밌는 것은 자주 하품하는 것을 통곡이 치료하기도 한다는 것. 옆 사람이 하품을 너무 자주하면 새끼발가락을 꾹 눌러주시라.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곡이 화열(火熱)로 인해 발생하는 몸의 문제를 고치는 혈자리이다. 즉 화열(火熱)을 끄는 물의 바다, 바람 때문에 생긴 두통에 효과가 있다.
-. 속골(束骨) : 척추를 곧게 세워라.
속골은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의 수(兪)혈로 목(木)의 성질을 가진다. 족태양방광경이 태양경, 즉 양경이므로 양목(陽木)의 기운이다. 갑목(甲木)처럼 쭉쭉 뻗는 성질이라 할 수 있다. 속골. 이름을 풀어보면 속(束)이라는 한자가 나무(木)를 다발(口)로 묶는다는 뜻이며, 골(骨)은 뼈를 나타낸다. 속(束)이라는 한자를 자세히 보니 문득 척추 뼈 사이에 들어있는 디스크 모양 같기도 하다. 나무가 든든히 서있는 모습, 마디를 지어 꼭 동여맨 모습이다.
그래서 속골(束骨)은 족태양방광경의 뼈에 관련된 병을 파악하여 묶는 혈이며, 방광경의 12 유(兪)혈을 총괄하는 주치혈이다. 속골의 위치는 새끼발가락 바깥쪽 툭 튀어나온 뼈의 뒷부분으로 손으로 눌러보면 약간 오목하다.
속골은 새끼발가락에 있지만 강력한 목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목의 성질은 생장(生長), 승발(昇發), 조달(條達)이다. 모두 위를 향해 뻗어가는 모습이다. 발끝부터 머리까지 쭉 뻗어나가는 기운은 척추 옆 방광경맥을 타고 틀어진 중심을 꽉 잡아줄 것이다. 더불어 속골에는 열을 내리고 습(濕)을 내보내는 효과가 있으며, 전광병(癲狂病/정신병)이나 머리가 아프거나 뒷덜미가 뻣뻣하거나 허리와 등 및 다리 아래의 뒤쪽이 아픈 것 등을 주로 치료한다고 한다.
-.곤륜혈(崑崙穴) : 몸의 생생정보통 소변
곤륜혈(崑崙穴)은 발의 바깥쪽 복사뼈(복숭아뼈)의 뒤쪽 즉, 복사뼈와 아킬레스근육의 사이 함몰된 곳에 있다. 이 복사뼈는 우리 몸에서 튀어나온 뼈 중에서는 가장 높이가 높다.
곤륜의 순환 능력은 화(火)기에서 나온다. 그리고 곤륜은 방광경의 경화혈(經火穴)이다. 족태양방광경은 두 개의 수(水)를 가지고 있는 서늘한 물이다. 물은 화의 양기를 얻어 순환을 하는데, 곤륜은 물을 순환시키는 방광경의 동력기인 셈이다. 때문에 생존에 가장 중요한 수승화강의 구조를 갖추게 되는 생리적 구조가 되는 것이다.
습열로 인해 소변이 나오지 않을 때, 곤륜을 사(寫)하면 열을 뺄 수 있다. 반면 곤륜을 보(補)하면 열을 더해 양기를 잃은 방광을 자극할 수 있다. 방광에 열이 있으면 대체로 소변이 나오지 않는데 혈이 화(火)로 인해 타들어가서 혈이 없어지고 기가 내려가지 못하여 소변이 막히는 것이다. 이것은 급성병의 성질로 소변이 불통(不通)한 경우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방광의 기가 돌지 않아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 융폐(癃閉) 증상이 나타난다. 반대로 방광이 허하면 진액을 저장하지 못해 소변을 참지 못한다. 방광의 기능이 허해지면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소변은 우리 몸을 한 바퀴 돌아 나온 탁한 물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위에서 1차 소화과정을 거친 소화물이 소장에 와서 비별청탁(泌別淸濁) 과정을 거친다. 비별청탁은 위와 소장에서 수액으로 만들어 흡수한 영양분 중 쓸 것과 버릴 것을 가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탁한 수액은 방광으로 전달되고 정미한 기운은 비(脾)가 운화작용으로 온 몸으로 나른다.
폐는 수도(水道)조절 작용으로 수액을 운행시키고, 배설시키기 위해 물의 길을 내어준다. 이렇게 온 몸을 돌아온 일부 수액이 방광에 도달한다. 방광에 모인 수액은 기화(氣化)를 거쳐 소변으로 배출된다. 배출된 소변은 다양한 색으로 몸의 상태를 알려준다.
곤륜은 발목염좌, 허리와 엉덩이가 아픈 것을 치료할 수 있고, 또 갑자기 숨이 차면서 가슴이 뻐근한 증상이나 걸으려 하면 아파서 신음이 나는 증상에도 쓴다.
-.위중(委中), 굴신(屈伸)의 축
위(委)는 벼 화(禾)와 계집 녀(女)를 합한 글자. 여자(女)가 가을에 수확한 볏단(禾)을 등에 진 모양이 이 글자의 기원이다. 아무리 힘이 장사인 여자라도 볏단을 지려면 몸을 낮춰야 한다. 즉, 볏단을 지기 위해 구부려야 하는 곳, 그 가운데(中)에 위치한 혈자리가 위중(委中)이다. 즉, 위중이란 이름은 구부리는 것, 굴신(屈伸:굽히고 펴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혈극(血郄), 극중(郄中), 중극(中郄), 위중앙(委中央), 퇴요(腿凹), 괵중(膕中)의 별명으로 불리운다.
혈극(血郄)이란 피(血)를 뽑아내는 틈(郄)이라는 뜻. 오금의 가운데, 위중에서 피를 빼면 고질병(痼疾病), 즉 오래된 병도 다 나을 수 있다는 중요한 혈자리이다. 위중은 사총혈(四總穴) 가운데 하나이다. [사총혈 : 합곡(合谷), 열결(列缺), 족삼리(足三里), 위중(委中)]
위중은 족태양방광경의 합혈(合穴)이자 토(土)혈이다. 오수혈의 합혈은 주로 만성병(慢性病)을 다스리는 데 쓰인다. 위중은 만성이 되어버린 허리의 고질병을 고친다. 토(土)는 중재와 매개 그리고 변화를 담당하는 오행이다. 땅에 씨앗이 떨어지면 그것은 다음 해 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땅 위에 선다. 이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토(土)다. 몸의 굴신 또한 움직임, 곧 변화다. 족태양방광경은 한 겨울의 차가운 얼음장 같은 물이 흐르는 경맥이다. 이 경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기운을 받을 때 차가운 한기가 동(動)해 다리를 움직일 수 없게 되고 주저앉으며 통증이 발생한다. 차가운 한기는 뜨거운 열기로는 중화시킬 수 없다. 둘이 상극인 탓이다. 둘이 붙여놓으면 한기는 한기대로 열기는 열기대로 요동친다. 한기를 중화시킬 수 있는 건 토(土). 토(土)의 중재와 매개의 힘을 이용하여 허리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고친다.
위중은 요통뿐만 아니라 아랫배에 열이 나고 아픈 것, 붉은 소변이 나오고 잘 나오지 않는 것, 코피가 줄줄 흐르고 멎지 않는 것, 다리가 약해져서 무릎이 틀어진 것, 반신불수(半身不隨),땀이 나지 않는 것 등에도 쓰인다.
[사총혈가 : 합곡(合谷), 열결(列缺), 족삼리(足三里), 위중(委中)
肚腹三里留(두복삼리유) : 두복(肚腹)의 병에는 삼리(三里)를 유념해두고,
腰背委中求(요배위중구) : 요배(腰背)의 병에는 위중(委中)을 찾는다.
頭項尋列缺(두항심열결) : 두항(頭項)의 병에는 열결(列缺)을 찾으며,
面口合谷收(면구합곡수) : 면구(面口)의 병은 합곡(合谷)이 수습한다.]
[천부혈]
우리 몸의 365혈(穴) 가운데 천부혈은 여섯 개다. 우리가 이미 배운 혈자리 가운데 상양(商陽), 태백(太白), 소부(少府)가 천부혈이었다. 상양(商陽)은 金, 태백(太白)은 土, 소부(少府)는 火로만 구성된 천부혈이다. 여기에 통곡(通谷)-水과 앞으로 다룰 지구(支溝)-火, 대돈(大敦)-木이 합쳐져 총 여섯이다. 천부혈은 오직 하나의 오행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그 작용력 또한 엄청나다. 가령 상양(商陽)은 건조한 金의 기운으로 몸의 습(濕)을 말리고, 태백(太白)은 비옥한 土의 기운으로 몸을 살찌운다. 소부(少府)는 뜨거운 火의 기운을 가지고 있기에 한증(寒證)에 많이 쓰이고 반대로 통곡은 水의 기운이 강하므로 열증(熱證)에 쓰인다. 지구(支溝) 또한 火의 기운으로 몸의 열을 불어넣고 대돈(大敦)은 뻗어나가는 木의 기운으로 몸에서 막힌 곳을 뚫는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 혈자리들을 보(補)하는가 사(瀉)하는가에 따라서 그 작용력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가령 상양을 보하면 金의 기운이 강력해져서 습(濕)을 제거해주지만 사하면 마른 사람들에게 살이 붙기도 한다.
[충맥과 임맥]
충맥과 임맥. 자궁에서 시작하여 척추 안쪽을 따라 상행하는 충맥과 임맥은 경락의 바다다. 충맥은 전신을 관통하므로 “십이경맥의 바다”이고, 임맥은 수족삼음경(手足三陰經:팔다리에 있는 3개의 음경. 육장(六臟)과 연계되며 사지(四肢)의 안쪽에 분포한다)과 음유맥(陰維脈:전신의 음맥(陰脈)들을 서로 긴밀하게 연계하는 작용을 한다)과 만나므로 “음맥의 바다”다. 다시 말해 충맥이란 오장육부의 경맥에서 생성된 피가 모이는 곳(血海)이고, 임맥은 음맥의 근원지인 자궁과 관련이 깊어 임신을 주관한다. 남자는 충맥이 계속 돌게 되어 있지만, 여자는 포에서 멈추게 되어 있다. 남자는 피가 계속 도니까 쌓이는 것이 없다. 하지만 여자는 포에서 멈추게 되어 있으므로 쌓여 가득 차게 된다. 여기에 차 있던 것이 때맞추어 넘쳐나는 것이 바로 월수(月水), 곧 월경이다.
월경이라는 말은 한 달마다 달이 둥글어졌다가 이지러지는 것에 비유해서 표현한 것이다. 만일 충맥이 잘 통해 경혈이 순조로울 때 남자에게서 정을 받고, 임신을 주관하는 임맥의 활동이 순조로우면 피가 월경으로 나오지 않고 임신으로 이어진다. 이와 반대로 충맥과 임맥이 손상되면 월경불순이나 대하(분비물), 붕루(하혈) 같은 병이 발생한다.
8. [족소음신경 (足少陰腎經)]
경복 태태 대용
신장을 중심으로 한 경락이지만 신장을 단순한 비뇨기로 보는 서양의학적 견해와는 달리 생명의 근원이라고 보고 있다. 즉 신수(腎水)는 심화(心火)가 인체의 생명유지작용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기름인 것이다.
신의 기운은 족소음신경을 따라 흐른다. 족소음경은 신장의 물 기운과 소음군화의 불기운이 복합된 경락이다. 차가운 공포와 뜨거운 정열이 복합되어 있고, 방광경과 함께 짝하여 생식기능을 주관하고 있다. 방광경이 태양한수이고 보면, 생명을 이루는 기본에너지는 역시 수와 화이다. 땅에서 받은 음기를 군화로 데우고, 뜨거운 태양을 찬물로 식혀 생명의 근본인 항상성을 지키는 힘의 발휘이다. 인간과 포유류는 항온동물이다. 주변의 기온과 상관없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여 몸의 활동력을 확보한다. 그래서 정을 생산하는 신은 차가운 음의 좌신(左腎)과 따뜻한 양의 화기(火氣)를 가지고 있는 우신(右腎)인 명문으로 두 개의 장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생명을 탄생시키는 남자의 정과 여자의 포(胞)라는 하나의 기능으로 맥을 같이하므로 결국 하나의 신이다. 신음(腎陰)은 인체의 음액(陰液)의 근본으로 각각 장부의 자양(滋養)작용을 하고 신양(腎陽)은 인체의 양기(陽氣)의 근본으로 온후생화작용(溫煦生化作用)을 하여 서로 의존하고 견제하면서 평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몸의 기본축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수기의 신은 화기의 심(心)과 수화의 상하축으로 인체의 기본을 이룬다. 신정(腎精)과 심신(心神)의 조화로 생명의 축이 구성되는 것이다.
몸이 그 형상을 유지하고 항상성을 가지게 되는 것은 신(腎) 자체의 타고난 정인 선천지정(先天之精)과 후천지정(後天之精)인 수곡지정(水穀之精), 즉 먹어서 얻는 힘에 의해서이다. 수곡은 정을 마련하는 물질적인 기초가 되고 후천지정은 선천지정을 끊임없이 서로 도와가며 기능의 정상을 유지한다. 이것을 신장정(腎臟精)이라 한다. 신은 만들어 저장한 정으로 몸의 생장(生長), 발육, 생식을 담당하며 오장과 연락한다.
음에 속하고 수(水)경인 신경에는 인체 좌우로 각각 27개 의 경혈이 분포되어 있고, 발바닥의 용천에서 시작하여 위 가슴 쇄골아래 유부에서 끝난다.
신에 속(屬)하고 방광(膀胱)에 낙(絡)하며, 색은 흑(黑), 발주시간은 유시 (酉시. 오후5~7시)이다.
주요혈 | 오수혈(五腧穴) | ||
원혈(原穴) | 태계(太谿) | 정목혈(井木穴) | 용천(湧泉) |
낙혈(絡穴) | 대종(大鐘) | 형화혈(滎火穴) | 연곡(然谷) |
극혈(郄穴) | 수천(水泉) | 수토혈(輸土穴) | 태계(太谿) |
모혈(募穴) | 경문(京門) | 경금혈(經金穴) | 복류(復溜) |
배유혈(背兪穴) | 신유(腎兪) | 합수혈(合水穴) | 음곡(陰谷) |
[족소음신경 오수혈]
-.용천(湧泉) 기력이 샘처럼 솟아나는 혈.
용천(湧泉)은 족소음신경의 기시혈이다. 용천의 용(湧)은 ‘물이 솟다, 솟구치다’는 뜻이고 천(泉)은 샘이나 지하수를 가리킨다. 용천은 발의 중심부이다. 신은 수에 속하니 혈(穴)이 마치 샘물(泉)이 처음 나오는 것 같아서 냇물이 솟아나(湧)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되므로 용천이라 한다. 그래서 용천혈(湧泉穴)은 ‘기력이 샘처럼 솟아나는 혈’이 된다. 용천혈의 자리는, 손가락으로 발바닥을 꾹 누르면 발바닥의 앞쪽에 깊은 주름이 생기는데 그 주름의 중심, 가장 주름진 깊은 곳에 위치한다.
용천혈은 신장의 수기운과 소음의 화기운 그리고 오수혈 배열에서 음경락의 정혈이므로 목기운을 함께 갖고 있다. 따라서 용천혈을 보해주면 수화목 기운을 동시에 넣어주는 효과가 있다. 토와 금의 기운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에 지압하면 수화목의 기운이 더해져 오행의 균형을 이루게 되는 곳이다.
직립하는 인간은 둥그런 머리 정수리의 백회를 통해 천기를 받고, 네모난 발바닥의 용천혈로 땅의 지기를 받는다. 용천은 땅을 딛고 사는 인간이 땅의 문을 여는 곳이다. 생명의 기본이 되는 음기가 가장 먼저 통과하는 곳. 신은 생명의 기본이 되는 정을 생산하여 몸의 오장과 모두 관계한다. 정은 심으로 가서 혈(血)이 된다. 혈이 된 정은 간(肝)에 보관하고 비(脾)를 통해 온몸에 운반한다. 그래서 신이 허하면 전신적으로 체력이 쇠약해지게 된다.
용천은 족소음경의 목혈로 뻗어가는 목의 기운으로 온몸의 기혈을 순환시켜 주므로 전신에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발바닥을 지압힐 때 가장 먼저 용천을 누르는 이유일 것이다. 정신을 편안하게 안정시키고 쇼크, 일사병, 불면, 중풍, 고혈압, 히스테리, 발작, 간질, 정신병, 소아경기, 두통, 하지마비 등에 효능이 있으며, 특히 부인과 질환 및 허리, 하복부 및 다리에 걸친 냉증과 통증을 치료하는 큰 효과가 있는 경혈로서 스테미너를 돋구는대도 효과가 큰 경혈이다.
용천혈은 특히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경우 침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는 혈이라 한다. 구급혈로도 쓰이는데 이 때는 백회(百會)와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좋다. 평소에도 백회ㆍ용천혈 누르면 머리가 맑아진다고 한다. 용천혈은 주로 지압이나 족탕을 하는데 옛 선비들은 용천에 감씨를 붙이고 걸어다녔다 한다.
-. 연곡(然谷) 계곡에서 타는 모닥불.
연곡(然谷)은 족소음신경의 형화혈(滎火穴)로 안쪽 복사뼈에서 비스듬히 앞으로 내려오면 톡 튀어나온 뼈가 하나 있다. 이 뼈를 예전에는 연곡이라 불렀기에 그것이 혈자리 이름이 되었다. 이 뼈의 바로 아래 오목하게 들어간 곳이 연곡혈이다. 별명은 용연(龍淵)으로 잠룡(潛龍)이 연못에 있다는 뜻이다. 잠룡이 연못에 있다는 말을 괘로 풀어보면 감(坎)괘와 꼭 같은 형상이다. 신장이 해당하는 괘가 바로 감괘인데, 감괘는 음괘(‑ ‑) 가운데에 홀로 양이( — ) 들어있는 것으로, 양이 음의 가운데 빠져있다 하여 구덩이 감(坎)자를 쓴다. 물 가운데 용(火)이 있는 모습이다.
음은 응축하는 성질이고 양은 발산하는 성질인데, 만일 모든 괘가 음으로 이루어져 있다면(坤卦) 지나치게 응축한 나머지 움직이지 않게 된다. 자궁에 어혈이 생기는 것도 지나치게 응축시킨 탓이다. 하지만 가운데 양괘(陽卦)가 있으면 비로소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생동감 있는 물의 형태가 된다. 고요한 연못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용처럼, 연곡에는 물이 정체되지 않도록 늘 추동하는 에너지가 살아있다.
뿐만 아니라 오수혈 가운데 형혈(滎穴)은 열을 내리고 습을 내보내는 효과가 있다. 칠정내상으로 인한 상화와, 비기가 약해져서 생긴 습담, 지나치게 뭉쳐진 어혈, 이 모든것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마법같은 혈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남녀가 정(精)이 넘치나 아이를 갖지 못할 때 이 혈을 쓰라고 하였나보다.
동의보감에서는 정(精)은 몸의 근본이다'라고 했다. 정은 선천지정과 후천지정으로 나눠지는데, 선천지정은 부모가 나를 잉태할 때 음양이 만나서 생명과 함께 생겨나는 무형의 에너지다. 후천지정은 밥에서 생긴다. 태어난 후 음식을 먹고 비위를 거쳐 오곡의 정미를 흡수하면 그것이 신장의 정액이 되고, 또 그 신정에서 온몸을 도는 피가 생겨난다. 무릇 생명의 근본은 바로 정(精)이다. 선천지정과 후천지정은 서로 도와서 움직일 수 있으며, 이 두 가지를 아울러서 신정(腎精)이라고 한다. 어릴 때에는 신정이 발육과 생장을 돕고, 몸이 더 자라서는 다른 생명을 낳을 수 있는 기능을 조절한다.
정(精)을 담당하는 장부는 바로 신장이다. 온몸에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고 했으니 오장(五臟)도 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정을 받아서 내보내고 저장하는 장부가 바로 신장으로, 신장은 몸을 한 바퀴 돌며 뇌수, 골수, 척수, 진액 등을 모두 채우고 남은 정을 받아 저장한다(腎藏精). 그러니 늘 아껴야 한다. 정을 두 가지 범위로 나눠보면 골수, 피, 땀 등의 진액으로 작용하는 넓은 의미의 정과, 생식기능으로서의 정이 있다.
신장은 비뇨기계에 속한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소변의 여과와 배출 외에 생식기능을 신장이 담당한다고 본다.
천계(天癸)란 본디 하늘이 만물을 생할 수 있는 기운으로, 이 기운이 사람에 이르면 사람도 자식을 나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천계(天癸)에 열째 천간 계(癸)자를 쓴 것은 의미가 있다. 아이를 갖는 것은 건강한 남여의 음과 양이 만나 하나의 씨앗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엄청난 응집력이 필요하다. 오행 가운데 응축력을 가진 것은 수(水)기운으로 북방, 겨울, 씨앗 등과 연관 된다. 겨울이 오면 나무는 밖으로 뻗어나갔던 잎을 모두 떨구고 갈무리를 한다. 응집하는 것은 이렇게 외부로 뻗어나갔던 것을 모두 거두어들여 안으로 집중하는 힘이다. 계(癸)자는 이러한 수(水)기운을 담은 마지막 천간으로, 봄에 갑(甲)자가 돌아오면 스프링처럼 싹을 틔울 준비가 된 단단히 뭉친 씨앗이다.
-. 태계(太谿) 깊은 계곡.
태계는 족소음신경의 수혈(兪穴)이다. 수토혈(兪土穴)은 몸이 무겁고 뼈마디가 아픈 것을 주로 치료한다. 또한 태계는 신(腎)의 허실(虛實)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원혈이기도 하다.주지하듯 신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는 정기를 저장한다. 그 선천의 정기가 강한지 약한지 알려주고 그것의 허실이 있을 때 물을 대줄 수 있는 혈이 태계다.
태계는 발목 안쪽 복사뼈 끝과 발꿈치 힘줄 사이에 맥이 뛰는 오목한 곳에 있다. 일명 여세(呂細)라고도 한다. 여는 율려의 음률(陰律)을 따서 붙였고, 세는 신경(腎經)이 음 중의 음이라 가늘고 미세하다해서 붙인 이름인 듯하다. 모든 환자가 태계에서 맥이 뛰면 살고 뛰지 않으면 죽는다.
태계는 여러 가지 질병에 좋은 치료효과를 가져온다. 태계는 신경의 원혈이기 때문에 그 원기가 이곳에 모인다. 신경의 원기는 우리 몸의 물적 토대를 이룬다. 신(腎)은 선천의 정을 간직하고 신음과 신양으로 생장발육한다. 오장육부, 사지백해가 모두 신을 뿌리로 두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몸의 많은 병이 신에 문제가 생겨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태계는 신기능을 도와준다. 신음을 자양하고 신양을 강하게 한다. 이렇게 안정된 신정(腎精)은 허리와 무릎관절 기능을 윤택하게 하고 신허로 생긴 열을 식혀주기도 한다.
태계는 정의 변용능력을 향상시키는 파워풀한 에너지가 있어 신정을 보충하게 한다.
-. 복류(復溜) 물을 조절한다.
복류(復溜)는 족소음신경의 맥이 주행하는 곳이다. 물이 곧게 흘러 순조롭게 가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복류는 물길을 다스리고 수액의 정상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혈자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신은 수액대사를 담당하므로 수(水)의 장부이고, 하초에 있어 물길을 조절하는 것이 본래의 직분이다. 수액은 반드시 전신에서 반복적으로 돌아야 장부에 물을 대주고 골격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복류는 신의 수습(水濕)을 소통시키고 조절한다. 수종(수습이 고여 온몸이 붓는 증)· 융폐(소변이 방광에 정체되어 잘 나오지 않는 증)·무한(땀이 나지않는)에 복류를 취하면 수습을 흐르게 할 수 있고, 유정(정액이 저절로 나오는 증)·다한·도한에도 이곳을 취하면 수습을 흐르지 않게 할 수 있다. 그것은 복류가 신경의 경혈(經穴)이기 때문이다. 경혈은 오행에서 금(金)에 해당하는데 금은 수의 흐름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금이 가지고 있는 수렴작용으로 흐름을 잡을 수도 있고 금생수(金生水)에 의해 흐름을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을 잡았다 놓았다 모두 가능한 것이다. 위치는 앞 태계에서 위로 2치 되는 곳에 있다.
진액은 몸속에 있는 정상적인 수액을 총칭한 것인데 우리 몸에서 체중의 약 70%를 차지한다. 그만큼 우리 몸에서 진액이 포괄하는 것은 광범위하다. 가장 넓게 분포하는 혈을 비롯하여 오줌, 땀, 정액, 침, 호르몬과 함께 뇌와 골수도 포함된다. 뇌와 골수를 진액이라 할수 있는 것은 응축정도에 따라 다양한 점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뇌와 골수는 응축도가 강력한 진액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골수가 좀 더 응축되면 뼈가 되는데 진액의 가장 강력한 응축물이 뼈인 셈이다.
진액은 물을 위주로 영양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이 영양물질은 맥 안에서는 혈맥을 소통시키고 혈액을 맑게 한다. 맥 밖에서는 전신의 장부와 경락 등 조직기관을 윤택하게 한다. 또한 진액은 기의 중요한 매개체다. 기가 삼초를 순환하며 온 몸으로 퍼지는 것은 진액이 삼초를 따라 운행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영기(營氣, 혈맥 안으로 흐르는 기)가 혈이라는 진액을 매개로 맥 속을 운행하고, 위기(衛氣, 혈맥 밖으로 흐르는 기)가 맥의 외부에서 몸을 덥히고 피부를 충실히 하며 주리(땀구멍)를 살찌우고 그 개합(열고 닫음)을 주관하는데 그것 역시 진액을 매개로 삼아 이루어진다.
이렇듯 무형의 기는 유형인 진액에 의존한다. 진액이 없으면 인체의 모든 조직기관이 자윤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기가 흐르지 못하고 손실되므로 생명도 멈추게 된다. 결국 진액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이면서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기본 물질인 셈이다.
음식물에서 비롯되고 비위의 운화에 의해 생성되는 진액은 그 성질과 형상, 기능 및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명확히 구분된다. 성질이 비교적 맑고 묽으면서 유동성이 크며 체표의 피부, 근육과 공규(空竅, 사람 몸에 있는 구멍들. 땀구멍·귀·코·입·눈 등이다.)에 산포되고 혈맥에 스며들어 자윤하는 것이 ‘진’이다. 이에 반해 ‘액’은 골절·장부·뇌·골수 등의 조직에서 유양작용(濡養, 촉촉히 적시고 영양하는 작용)을 하고 성질이 비교적 진하면서 유동성이 적다. 진과 액은 상호 교류, 전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냥 ‘진액’이라고 부른다.
-. 음곡(陰谷). 신수를 고치다.
음곡은 몸의 허로와 유정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이라고 할 때 소음(少陰)이 들어간 이유. 그것은 소음군화(少陰君火)로 인해서 생기는 병은 이 경맥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다른 경맥들도 가령 수태음폐경과 족태음비경은 태음습토(太陰濕土)와 관련된 병에 쓰이는 경맥들이다. 몸에서 습(濕)으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는 일단 폐경과 비경으로 써서 치료한다. 그럼 소음군화로 인해서 생기는 병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소음군화의 기운으로 연결되어 있는 장부는 수소음심경, 족소음신경. 즉, 심(心)과 신(腎)이다. 몸의 수승화강, 상하축의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이 소음군화의 증상들인 것. 그로인해서 생기는 허로와 유정 또한 심경과 신경을 써서 치료한다는 것이다.
음곡은 족소음신경의 합혈(合穴)이다. 합혈 오수혈은 만성병을 고치는 혈자리로 알려져 있다. 허로가 발전해서 생긴 칠상증, 그 가운데 유정(遺精), 발기부전, 소변삭(小便數) 등은 허로가 장부까지 들어간 만성병들에 해당한다. 그런 상태들은 그냥 피곤한 정도가 아니다. 오랜 시간 쌓이고 쌓여서 생긴 병들이다. 그렇기에 이런 만성병들을 고치는 데는 합혈인 음곡을 쓰는 것이 제격이다. 일단 허로를 만드는 주요원인은 신수(腎水)의 고장이다. 음곡은 그 신수를 보충하고 고장 난 신수를 고치는 데 가장 적합한 혈자리다. 오행상으로도 수혈(水穴)에 해당하는 것이 음곡이기 때문이다. 음곡은 신경에 수(水)의 기운을 불어넣어 말라버린 신수를 보충한다.
음곡(陰谷)이라는 이름은 그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무릎 안쪽, 뼈 뒤에 붙어 있다. 큰 근육의 아래, 작은 근육의 위로서, 맥이 뛰는 곳이고 무릎을 굽혀서 취혈한다.”
음곡은 허로증으로 인한 유정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대하(帶下), 붕루(崩漏)에도 많이 사용되는 혈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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